(보물 제2215호) 이항복 해서 천자문
이항복이 그의 손자 이시중에게 써준 천자문 교본. 2023년 4월 28일 보물로 지정되었다.
1607년(선조 40) 이항복(李恒福, 1556∼1618)이 52세의 나이에 여섯 살 손자였던 이시중(李時中, 1602∼1657)에게 직접 써서 내려준 천자문(千字文) 서적이다. 이항복은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1599년 우의정을 거쳐 이듬해에 영의정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1602년(선조 35)에는 선조로부터 임오성부원군(鰲城府院君)이라는 봉호를 받았으며, 이덕형(李德馨, 1561~1613)과 함께 '오성과 한음' 일화의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서지 정보
총 126면으로 본문 125면과 발문 1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지의 제목에는 ‘천자문(千字文)’이라는 글씨가 묵서되어 있으며, 앞장의 뒷면에는 ‘聽軒(청헌)’과 ‘月城世家(월성세가)’라고 적힌 인장(印章)이 찍혀 있다. ‘청헌’은 이항복의 6대 종손인 이경일(李敬一, 1734∼1820)의 호이다.
125면의 본문에는 한 면에 8자씩, 총 1,000자의 글자를 썼다. 서체는 해서(楷書)로 송설체(松雪體)를 따르고 있으며, 행서(行書)도 섞여 있다. 각 글자 아래에는 한글로 음훈(音訓)을 달아 놓았는데 이것은 후대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책의 마지막에는 “丁未首夏, 書與孫兒時中. 五十老人, 揮汗忍苦, 毋擲牝以孤是意(정미년 이른 여름 손자 이시중에게 써 준다. 오십 노인이 땀을 뿌리고 고생을 참으며 썼으니 골짜기에 던져서 이 뜻을 저버리지 마라)”고 이항복이 쓴 발문(跋文)이 적혀 있다.
가치 및 의의
책의 뒤편에 쓰인 발문을 통해 제작자와 제작 시기, 제작 목적 등을 명확히 알 수 있으며, 이항복이 후손 교육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다. 현재까지 전하는 천자문 필사본(筆寫本)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쓰인 천자문 서적이고, 글자의 크기가 8cm 정도로 가장 크게 쓰였다는 점에서 서예사적으로 중요한 자료이다. 이러한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3년 4월 28일 보물로 지정되었다.
[李恒福 楷書 千字文] (두산백과 인용)
2024.02.23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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