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2087호) 효의왕후 어필 및 함 - 만석군전.곽자의전
효의왕후 김씨가 직접 필사한 『한서(漢書)』의 「만석군석분(萬石君石奮)」과 『신당서(新唐書)』의 「곽자의열전(郭子儀列傳)」의 한글 어필과 보관함이다. 2020년 12월 22일 보물로 지정되었다.
조선의 22대 왕 정조(正祖)의 비 효의왕후 김씨가 조카 김종선에게 『한서(漢書)』의 「만석군석분(萬石君石奮)」과 『신당서(新唐書)』의 「곽자의열전(郭子儀列傳)」을 번역케 한 후, 그 내용을 효의황후 김씨가 직접 필사한 한글 어필과 그것의 보관함이다.
책의 표지에는 坤殿御筆(곤전어필)이라고 쓰인 제첨(題籤)을 붙였고, 책의 구성은 「만석군석분」과 「곽자의열전」을 한글로 필사한 본문, 효의왕후의 발문, 효의왕후의 사촌오빠인 김기후의 발문의 순서로 되어있다.
「만석군석분」은 한나라 때 관리였던 만석군의 일대기로, 만석군은 하급 관리로 시작하여 삼공의 지위까지 오른 인물이다. 벼슬에 올라서도 항상 공손하고 신중한 태도로 예의를 지켰으며, 자식들도 잘 교육하여 아들 넷이 모두 높은 관직에 올랐다고 한다.
「곽자의열전」은 당나라의 무관이었던 곽자의의 일대기로, 곽자의는 안녹산의 난을 진압하고 토번족을 몰아내는 등의 공을 세운 인물이다. 무과 장원 출신으로 유일하게 재상의 자리까지 올랐으며, 노년에 많은 자식을 거느리고 부귀영화를 누린 인물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효의왕후의 발문에는 효의왕후가 만석군과 곽자의를 가문의 대대손손 귀감(龜鑑)으로 삼고자 이 두 일대기를 필사하였다고 쓰여져있다. 이 어필의 보관함은 오동나무로 제작된 여닫이 뚜껑의 나무 책갑(冊匣)으로 '전가보장'(傳家寶藏, 가문에서 소중하게 간직함), '자손기영보장'(子孫其永寶藏, 자손들은 영원히 소중하게 간직함)’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가치 및 의의
효의왕후의 한글 어필은 왕족과 사대부들 사이에서 한글 필사가 유행하였던 18세기의 문화를 알 수 있는 자료이며, 왕후가 역사서의 내용을 직접 필사하고 발문을 남긴 것은 흔치 않은 않은 사례로 희소적 가치가 매우 큰 문화 유산이다. 또한 한글 필사본에 쓰인 흘림체는 정제되고 수준 높은 서풍(書風)을 보여주고 있다. 제작시가와 배경, 제작자가 분명하여 조선시대 한글 서예사의 기준이 될 수 있으며, 국문학, 역사학 적으로도 가치 있는 자료라고 평가되어 2020년 12월 22일 보물로 지정되었다.
[孝懿王后 御筆 및 函-萬石君傳ㆍ郭子儀傳] (두산백과 인용)
2024.10.09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