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갈은구곡 한시기행 (2019.12.05)
갈은구곡(葛隱九曲)에는 갈은구곡(葛隱九曲)의 명칭은 물론 9개의 갈은구곡시(葛隱九曲詩)를 바위에 새겼다. 제1곡 갈은동문(葛隱洞門)~제9곡 선국암(仙局嵒)까지 9개의 갈은구곡(葛隱九曲)의 명칭과 갈은구곡시(葛隱九曲詩)를 전서(篆書)․예서(隸書)․해서(楷書)․행서(行書)․초서(草書)등 다양한 서체로 암각해 놓았다.
이렇듯 구곡시를 바위에 새겨놓은 사례는 전국에서 유일하다. 더욱이 다양한 서체로 암각한 사례도 이제껏 없었다. 이처럼 갈은구곡시는 한시의 표헌기법의 연구는 물론이요, 다양하고 특히한 한자서체를 연구할 수 있는 특이한 사례로 전국적으로도 보기드문 희귀한 문화유적이다. 따라서 갈은구곡은 한시학습의 야외강의실이요, 서체연구의 자연학습장이다.
1). 행서(行書): 갈은동문(葛隱洞門), 제1곡 장암석실(場嵒石室), 제2곡 갈천정 제서(葛天亭 題書), 제7곡 고송류수재 제서(古松流水齋 題書), 제9곡 선국암 제서(仙局嵒 題書).
2). 전서(篆書): 제4곡 옥류벽 제서(玉溜壁 題書), 제5곡 금병 제서(錦屛 題書), 제6곡 귀암 제서(龜嵒 題書).
3). 별자(別字): 제7곡 고송류수재시(古松流水齋詩)의 상(相)를 상(目木) 으로 썼다.
4). 통자(通字): 제3곡 강선대시(降僊臺詩)에서 쇄(灑)를 쇄(洒)로 썼다. 자법(字法)을 변형한 경우는 옥류벽시(玉溜壁詩)의 벽(壁)을 ( )으로 썼다.
5). 제3곡 갈천정시(葛天亭詩)는 ‘종(從)’과 ‘수(數)’와 ‘발(髮)’은 초서(草書)로 쓰고 나머지 글자는 해행체(楷行體)로 썼다.
6). 그외 대부분의 시는 몇몇 글자를 초서(草書)나 별자(別字)로 쓰고 나머지는 예서(隸書)로 썼다.
‘갈은구곡(葛隱九曲)’이라 명명한 이유: ‘갈은(葛隱)’은 갈천씨(葛天氏)의 백성들이 은거할 만한 곳이라는 뜻이다. 갈천씨는 백성을 다스리는데 있어, 인위적으로 하지 않고 무위자연적으로 백성을 잘 교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중국 고대(古代)의 임금이다. 갈천씨의 백성은 이런 능력을 지닌 제왕의시대에 사는 백성이다. 갈은구곡시 작자를 포함하여 갈은동에서 친구들과 학문을 논했던 사람들은, 고고한 군자들과 함께 무위자연적 이상세계에서 사욕(私慾)이 없고 편안한 마음으로 태평성대를 구가하며 유유자적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들은 이런 꿈을 시(詩)로 지어 바위에 새기고, 신선처럼 떠나갔지만, 그들의 꿈은 오늘도 바위에 남아 그 간절함을 전해주고 있다. 갈천씨의 이상세계는 도연명(陶淵明)의「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에서도 추구했던 이상세계이다.
갈론계곡의 모습
갈은동문 바위
갈은동문 각자
갈은동문 각자
제1곡 장암석실 바위
장암석실 각자
장암석실 각자
제1곡 장암석실: 마당바위석실~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서늘하고 자연과 벗하며 암반으로 채소밭 하고 청산으로 담장 드리우니 가히 신선 이 사는 곳! 서체는 행서
冬宜溫奧夏宜凉(동의온오하의량): 겨울엔 따솜따솜 여름엔 서늘서늘
與古爲隣是接芳(여고위린시접방): 태고의 자연과 벗하며 사노라니 마냥 좋아라
白石平圓成築圃(백석평원성축포): 평평하고 하이얀 암반은 채소밭 하면 안성맞춤
靑山重聳繞垣廧(청산중용요원장): 청산은 겹겹이 높이 솟아 담장이어라
제2곡 갈천정
갈천정의 모습
제2곡 갈천정: 갈천씨의 백성이 노니는 정자~ 갈천이란 성을 가진 사람이 은거했던 곳이 라 하여 갈론 마을의 지명유래라고 하지만 ‘葛天氏之民’이 란 욕심 없고 순박한 사람이란 뜻으로 욕심 없이 순박한 이상 세계를 꿈꾸던 사람들이 살았던 곳은 아닐까! 그들은 떠 나 갔지만 그들의 꿈은 아직도 바위에 남아 간절함을 전하고 있다. 서체는 제서
日氣靑山暮(일기청산모): 햇살은 청산너머로 저물어가고
年光白髮新(연광백팔신): 해가 갈수록 백발이 늘어만 가누나
永從數君子(영종수군자): 오래도록 몇몇 군자들과 함께
同作葛天民(동작갈천민): 갈천씨의 백성이 되고파라
제3곡 강선대
강선대
강선대 각자
제3곡 강선대: 신선이 내려온 대~ 누구나 신선이 되게 하는 별천지! 강선대에 온 당신은 이미 신선이어라!
不是荒唐不是眞(불시황당불시진): 황당하다 해야 할지 진짜라고 해야 할까?
世人能機見仙人(세인능기견선인): 이 세상에 신선을 본 사람 몇이나 되리오?
却怪令人來到此(각괴영인래도차): 참으로 이상도 하지 여기에 찾아오는 사람은
胸襟洒洛自無塵(흉금쇄락자무진): 가슴속 상쾌해져 절로 속된 마음 사라진다네
제4곡 옥류벽
옥류벽 각자
제4곡 옥류벽: 구슬같은 물방울이 흐르는 절벽~경장수 흐르니 오래도록 마시면 응당 장수 하여 신선이 되고 용마저 단약(丹藥)솥에 엎드린다네! 서체는 제서
龍伏鼎丹龜上蓮(용복정단구상연): 용은 단약 솥에 엎드리고 거북은 연꽃위에 올라가는데
眞難驟得挾飛仙(진난취득협비선): 참말로 신선 되여 오르기 어렵다네
壁間滴滴瓊漿水(벽간적적경장수): 절벽사이 방울방울 흐르는 물 경장수니
久服知應可引䄵(구복지응가인년): 오래도록 먹으면 장수할 수 있다네
제5곡 금병
금병 각자
제5곡 금병: 비단병풍처럼 둘러싼 암벽~ 암벽이 비단병풍이 되는 곳 차가운 연못에
금병(錦屛)이 비치니 가히 신선의 별장이어라! 서체는 제서
百花叢薄日烘蒸(백화총박일홍증): 온갖 꽃이 무성하고 햇빛이 붉게 비치니
五色袈裟背着僧(오색가사배착승): 오색가사를 등에 걸친 중 이러라
何如錦屛層嵒影(하여금병층암영): 층층이 쌓인 바위금병의 그림자 어떠한고
倒入寒潭暎碧澄(도입한담영벽징): 차가운 연못에 거꾸로 비치니 푸르고 맑도다
제6곡 구암
구암
구암 각자
제6곡 구암: 바위가 거북의 형상을 하고 있다~장수하는 동물 거북, 무병장수하고픈 인간의 욕망, 신선이 되고픈 욕망을 거북을 통해 형상화 한 듯! 서체는 제서
老龜噴吸百泉寒(노구분흡백천한): 오래 묵은 거북이 샘물을 들이켰다 내뿜었다 하며
伸縮珠形遠近看(신축주형원근간): 구슬모양 오므렸다 폈다하여 멀리 가까이에서도 볼 수 있네
一自石門雷破後(일자석문뇌파후): 한 번 석문이 우레에 맞아 부서진 이후로
未能慳守此靈山(미능간수차령산): 이 영산을 잘 아껴서 지켜주지 못 했다네
제7곡 고송유수재
고송유수재 각자
제7곡 고송유수재(古松流水齋): 고송아래 흐르는 물가에 지은집~고송아래로 물이 흐르고 그 물가에한칸초가집을지 었겠지 지금도 이끼 낀 돌무더기는 전설을 노래 하 네
鶴觀何曾在此中(한관하증재차중): 일찌기 학은 여기에 아름다운 곳이 있는 줄 어떻게 알았을까
但從趣味與之同(단종취미여지동): 다만 나의 취미는 학과 같다네
一局紋楸一間屋(일국문추일간옥): 바둑판 하나 새기고 한 칸 집 지어 놓고
欣然相對兩衰翁(흔연상대양쇠옹); 두 늙은이 기쁜 마음으로 마주 앉았네
단조(붉을단,부엌조)
각종 한자이름 각자
한자이름 각자
고송유수재의 암각서
갈은동 각자
임꺽정의 작가 벽초 홍명희의 조부이자 이조참판을 지낸 홍승목 각자
고송유수 각자
구한말 국어학자 이능화의 아버지이자 이조참의를 지낸 이원극의 이름 음각
제8곡 칠학동천
칠학동천 각자
제8곡 칠학동천(七鶴洞天): 일곱 마리 학이 사는 동네~ 일곱 마리 학이 살았다고 하나 지금은 보이지 않고 공허한 산에 구름만 떠가네! 금방이라도 다시 날아오려나 기다리는 고송!
此地曾巢七鶴云(차지증소칠학운): 여기에 일찍이 일곱 마리 학이 살았다 하나
鶴飛不見但看雲(학비불견단간운): 학은 날아가 보이지 않고 구름만 떠가네
至今月朗山空夜(지금월랑산공야); 지금 달 밝고 산은 공허한 밤인데
警露寒聲若有聞(경로한성약유문): 이슬 싫어하는 학의 소리 들리는 듯 하누나
제9곡 선국암
선국암 각자
제9곡 선국암 : 신선이 바둑 두는 바위 ~신선들의 놀이 바둑, 수염을 길게 늘어트린 노인이 바둑을 두고 있다 바둑알 알알이 꽃 되여 돌 위에 피는 신선들의 놀이터 선국암!
玉女峰頭日欲斜(옥녀봉두일욕사): 옥녀봉 산마루에 해는 저물어 가건만
殘棋未了各歸家(잔기미료각귀가): 바둑은 아직 끝내지 못해 각자 집으로 돌아 갔네
明朝有意重來見(명조유의중래견); 다음날 아침 생각나서 다시금 찾아와 보니
黑白都爲石上花(흑백도위석상화): 바둑알 알알이 꽃 되여 돌 위에 피었네
선국암 한시
선국암 바둑판과 사노동경 각자
선국암에서 바둑을 둔 4명은 고등룡·신치우·김재희·전덕호 등 4명으로 추측1844년 괴산읍 대덕리에서 태어난 전덕호는 통정(通政) 중군(中軍)을 역임했던 인물. 사람도 신선처럼 살 수 있다고 믿었던 그는 신선이 머물 만큼 아름다운 갈은구곡에서 신선처럼 살다 갔다.
사
노
동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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