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단양 수몰이주기념관 (2019.05.29)

산을 오르다. 2019. 5. 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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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수몰이주기념관 (2019.05.29)



적성비를 향해 올라가다보면 도중에 오른쪽으로 반듯한 건물을 하나 지나치게 된다. 단양 수몰이주기념관이다.

충주댐이 완공되고 물이 담기기 시작하자 댐 상류의 옛 단양은 거의 물에 잠겨버렸다. 군청 소재지였던 단양읍 등 1읍 3면 26개 리에 살던 2,684세대는 1984년부터 이듬해까지 상류에 새로 형성된 신단양으로 이주하거나 아예 타향으로 떠났다. 수몰이주기념관은 ‘고향 잃은 이주민들의 애향심과 망향심을 고취하고 후세인들에게 역사의 산교육장으로 활용하고자’ 1990년에 건립되었다.

건물 안에는 물에 잠겨버린 옛 단양 이곳저곳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마당가에는 역시 수몰을 피하여 옮겨온 옛 단양의 유적들, 우화교 신사비와 탁오대·복도별업 암각자, 어느 석등의 몸돌 등이 나란히 놓여 있다.

우화교 신사비()는 단양팔경에 드는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을 거쳐 단양읍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던 단양천 가에 서 있던 비이다. 조선 영조 29년(1753)에 단양군수 이기중이 단양천에 돌로 다리를 놓은 후 그 이듬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비인데, 큰 홍수를 만나 다리는 무너지고 비만 남아 있었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높이 1.15m의 비에 다리를 놓은 내력이 적혀 있다. 우화교라는 이름은 다리에서 보는 풍광이 아름답고 물이 맑으며 돌은 깨끗하여 ‘마치 하늘로 통하는 길이요, 거울같이 맑은 물을 바라보면 신선인 듯하다’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죽령을 넘어 경상도로 오고가던 많은 사람들이 우화교를 건너다녔었다.

각각 (탁오대)와 (복도별업)이라는 글자를 새긴 바위들은 조선 명종 초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를 지낼 적에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탁오대 암각자는 우화교에서 단양천 상류로 약 200m 올라간 곳에 있었다. 퇴계 선생이 공무를 마친 후 단양천을 거슬러 오르며 산책하다가 이 바위 아래 맑은 물에 손발을 씻고 쉬며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바위 있는 곳을 탁오대, ‘나를 씻는 곳’이라 이름붙이고 글자를 써서 새겼다는 것이다.

복도별업 암각자는 탁오대에서 다시 단양천 상류로 500m쯤 올라간 곳에 있던 복도소 옆 길가에 있었다. 이 역시 퇴계 선생의 친필을 새긴 것이라 전해진다. 복도소는 퇴계가 단양군수를 지내면서 농사에 필요한 물을 대도록 단양천에 둑을 쌓아 만든 보()이다. 복도별업이란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 속에서 도를 회복한다는 뜻으로, 별업은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자연 속의 별장이라고 하겠다. 퇴계는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깨끗한 이 못에서 목욕을 하면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맑아진다고 하여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수몰되기 전까지 복도소는 여름마다 어린이들의 수영장이 되곤 했다.

아쉽게 고향을 떠나야 했던 만큼 충주호에 물이 차면 신단양이 아름다운 수상도시가 되어 관광수입이 늘고 살기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그러나 10년이 더 지난 지금 현지사람들은 수상도시의 꿈도 1년에 고작 넉 달뿐이고 장마 때면 단양 쪽이 수해를 입는다는 말을 전하며 어지간히도 억울해한다. 서울과 경기에 물을 대느라 댐의 물을 방류하는 탓에 충주와 단양 사이 뱃길이 8월에서 11월까지만 열리고 또 장마 때는 서울을 보호하느라 수문을 꼭 닫는 바람에 단양 쪽이 수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이 고장 수몰 옛터는 선사 옛적부터 우리들 목숨의 보금자리. 어디 눈물 아님 있으리. ······ 사랑의 형제 후손 단양사람아’라고 새겨진 수몰이주기념관 마당가 비석의 글줄에도, 기념관 안에 전시된 옛 단양의 사진에도, 또 맑은 물 흐르던 제자리를 떠나 메마른 마당가에 머쓱하게 놓인 유적들에서도, ‘국가적 대사업’ 앞에 어쩔 수 없이 고향을 잃은 수몰민들의 비애는 진득하게 묻어나온다.

(답사여행의 길잡이 인용 12 - 충북, 초판 1998., 6쇄 2003., 한국문화유산답사회, 김효형, 신미원, 김성철, 유홍준, 최세정, 정용기)



수몰이주기념관



충혼탑



복도별업,우화교,탁오대,석탑재 유적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2호 단양 복도별업 암각자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0호 단양 우화교 기사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0호 단양 우화교 기사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0호 단양 우화교 기사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0호 단양 우화교 기사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1호 단양 탁오대 암각자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1호 단양 탁오대 암각자



석탑재



단양군수 선정비



단양군수 선정비



수몰유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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