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1880호) 청주 명암동 출토 '단산오옥'명 고려 먹
(보물 제1880호) 청주 명암동 출토 '단산오옥'명 고려 먹
충북 단양 지역의 토산품이었던 고려시대의 먹으로, 청주 명암동에서 출토되었으며 보물 제1880호이다.
1998년 청주시 명암동 도로건설공사 구간에서 발굴된 고려시대 무덤에서 출토되었다. 앞면에 ‘丹山烏玉(단산오옥)’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모양은 직사각형이며, 크기는 길이 11.2cm, 너비 4cm, 두께 0.9cm이다. 출토 당시 두 동강이 난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먹 아랫부분이 갈려 있는 것으로 보아 실제 사용하다 무덤에 넣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면 중앙에 세로로 직사각형 테두리 선을 치고 그 안쪽에는 글씨, 바깥쪽에는 파상문(波狀紋; 물결무늬)을 새겼다. 테두리 안쪽의 네 글자 중 한 글자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로, ‘丹山烏(단산오)’라는 글자와 ‘一(일)’자 획이 보인다. 여기에서 ‘一’자 획은 ‘玉(옥)’자의 첫 획으로 여겨지는데, 먹을 사용하다 닳아서 남은 획으로 짐작된다. 먹의 뒷면에는 용 문양이 새겨져 있다. ‘단산오옥’이란 ‘단양의 먹’이라는 의미로, ‘단산(丹山)’은 충북 단양을 가리키는 옛 이름이고 ‘오옥(烏玉)’은 먹의 별칭인 ‘오옥결(烏玉玦)’의 약칭이다.
여러 문헌들을 통해 한국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이미 먹을 사용해왔으며, 지금의 맹산군·순천시·단양군이 주요 먹 생산지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전기의 문헌인 《세종실록》과 《동국여지승람》 등에는 단양군에 대하여 ‘고구려 때의 적산현으로 신라 때 내제군의 영현이었으며, 고려 때 단산현이라 불렀다’, ‘토산물로는 산개(山芥; 는쟁이냉이, 산갓), 송이, 신감초(辛甘草; 당귀 싹), 먹이 있다. 먹 중에서 가장 좋은 먹을 단산오옥이라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 중국 원나라와 명나라 때의 학자 도종의(陶宗儀,)가 쓴 《철경록》에는 ‘고구려가 송연묵(松烟墨; 소나무를 태울 때 생기는 탄분과 아교를 섞어 제조한 먹)을 당나라에 세공으로 냈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원나라의 문인이자 서예가 육우(陸友)가 지은 《묵사》에는 ‘고려가 공납한 먹 중 맹주(평안남도 맹산의 옛 이름)의 것이 최고이고, 순주(평안남도 순천의 옛 이름)의 것이 그 다음이다.’라고 적혀 있다.
2017년 6월 기준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먹으로서, 고려시대 먹의 뛰어난 제조기술을 확인하고 전통 먹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귀한 자료이다. 2015년 10월 23일 보물 제1880호로 지정되었다.
(두산백과 인용)
2019.05.04 촬영